전국 마약류 사범이 연간 2만3천 명을 넘어서며 1020 청소년과 청년층의 일상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수도권 마약 퇴치를 위한 정책 심포지엄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형사 처벌 위주의 사법 정책만으로는 마약류의 높은 중독성과 재범률을 낮출 수 없으며, 치료공동체(TC) 기반의 재활 및 회복 지원 공간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내 전문 치료보호기관의 병상 부족과 전문 인력 태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의료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예산 투입이 요구된다.

[▲참고이미지 - AI 생성]
[뉴스함]조태훈 기자= 수원시에서 마약류 중독 회복 모임에 참여 중인 20대 청년 이모 씨는 2년 전 호기심에 비대면 처방과 텔레그램을 통해 식욕억제제와 합성 마약에 손을 댔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 씨는 “처벌을 피했다고 해서 뇌를 파괴하는 갈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문 병원에 입원하려 해도 수도권에 병상이 거의 없고, 출소나 치료 후 사회에 복귀했을 때 돌봐줄 재활 쉼터가 없어 매일 재발의 공포와 싸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14일 열린 ‘2026 마약퇴치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대검찰청 마약 통계에 따르면 전국 마약류 사범은 2022년 1만8천395명, 2023년 2만7천611명, 2024년 2만3천22명, 2025년 2만3천403명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체 사범 중 10대와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웃돌면서 생산연령층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도약사회를 통해 7천927명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벌이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가장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치료 인프라의 붕괴’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 30여 곳 중 실제로 환자를 입원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국립부곡병원과 인천 참사랑병원 등 손에 꼽힌다. 경기도 내 지정 병원들조차 의료진 기피와 채산성 악화, 환자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마약 중독 병상을 사실상 폐쇄하거나 운영을 축소하고 있다. 치료를 받고 싶어도 갈 곳이 없는 ‘의료 난민’이 양산되는 배경이다.
심포지엄 기조발표를 맡은 이미형 인하대 간호학과 명예교수는 “중독은 개인의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뇌 질환인 만큼, 격리와 단속만으로는 치료될 수 없다”며 “중독자들이 함께 생활하며 심리 치료와 직업 훈련을 병행하는 ‘한국형 치료공동체(TC, Therapeutic Community)’ 모델을 지역사회 거점마다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마약 문제는 사법기관의 단속뿐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 의료계가 하나로 뭉쳐 풀어야 할 보건 안보의 문제”라며 “예방 교육 강화와 함께 치료·재활 센터 지원을 확대해 중독자들이 건강한 도민으로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취재기자: 조태훈 (lordmiracle10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