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알자지라, 의정부 주점·포천 헬스장 등 경기북부 자영업자들의 부채 부담과 영업 제한에 대한 반발 취재.
2021년 9월 말 집계 기준 코로나 대응 추가 지출·세입감면 규모는 한국 GDP 대비 6.4%, 미국 25.5%·일본 16.7%·독일 15.3%.
2020년 소상공인 사업체당 영업이익은 후속 자료의 구계열 기준 전년 대비 39.0% 감소했으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024년 1분기 말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쳐 1,055.9조 원으로 불어났다.
1. [외신 포커스] 외부자가 본 한국의 단면
카타르에 기반을 둔 국제 언론 알자지라는 2022년 1월 7일, 영업 제한 장기화와 부채 부담 속에서 집단 반발에 나선 한국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기사는 특히 경기북부 의정부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신 씨와 포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업주의 절박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정부가 2021년 12월 중순 다시 도입한 밤 9시 영업 제한은 식당·주점과 헬스장 등의 영업을 옥죄었다. 의정부와 인천에서 약 12개 접객업 매장을 공동 운영하던 신 씨는 지난 2년간 매장들의 손실이 약 13억 원에 달했고, 자신이 영업 제한으로 떠안은 부채만 약 6억 원이라고 알자지라에 밝혔다.
신 씨의 매장들이 받은 지원·보상은 매장별 최대 2,000만 원이었다. 그러나 한 매장의 월 임대료만 1,200만 원에 달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 달 월세보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장기간 누적된 손실 앞에서는 두 달치 월세에도 못 미치는 규모였다.
포천의 헬스장 업주가 밝힌 사정은 별개였다. 그는 지난 2년간 받은 지원·보상이 약 1,000만 원으로 한 달 운영비를 겨우 감당할 수준이었으며, 밤 9시 영업 종료로 회원들이 이용을 중단하거나 취소하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공공 방역의 부담이 충분한 보상 없이 개별 사업자의 생존 비용으로 남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2. [데이터 팩트체크] 국내 실측 통계 교차 검증
외신이 전한 분노의 배경에는 재정지원 규모와 업종별 피해의 격차가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코로나19 재정대응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1년 9월 27일까지 발표되거나 시행된 조치 가운데 ‘추가 지출 및 세입감면’ 규모는 2020년 GDP 대비 독일 15.3%, 미국 25.5%, 일본 16.7%였다. 한국은 6.4%로, 이들 세 나라 각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이 수치는 소상공인과 가계에 직접 지급한 현금지원금만을 뜻하지 않는다. 보건 지출, 고용·기업 지원, 각종 세입감면 등이 포함되며, 발표된 계획과 향후 집행분도 포괄한다. 한국의 출자·융자·보증 등 별도 금융지원 규모는 GDP 대비 10.1%로 집계됐다. 정부가 대출만 내줬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추가 지출·세입감면 규모가 미국·일본·독일보다 작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지원이 현장의 손실을 충분히 메우지 못하는 사이 자영업자의 빚 부담은 커졌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55.9조 원으로 추산됐다. 사업자대출 702.7조 원과 이들이 보유한 가계대출 353.2조 원을 합친 규모로, 2022년 1월 알자지라 보도 당시의 수치가 아니라 그 이후의 부채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다.
여기서 ‘자영업자 부채’와 ‘방역으로 발생한 빚’은 구분해야 한다. 이 총액에는 기존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도 들어 있어 전부를 코로나 방역 비용으로 볼 수는 없다. 같은 2024년 1분기 한은 제출자료를 인용한 보도에서 다중채무자는 자영업자 차주의 57.0%였으며, 이들이 보유한 대출이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3%였다. ‘자영업자 70% 이상이 다중채무자’라는 뜻은 아니다.
양극화의 골도 잔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매출 100대 기업 2020년 영업실적 및 지출항목 특징 분석’에 따르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2020년 영업이익 총액은 47.2조 원으로 2019년보다 2.5% 줄었다. 이 수치의 출처는 통계청 기업통계등록부가 아니라 경총의 기업 실적 분석이다.
반면 통계청의 후속 자료에 제시된 2020년 구계열 기준 소상공인 사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0% 감소했다. 알자지라 보도 당시 공개돼 있던 2021년 12월 잠정 결과에서는 감소율이 43.1%였으며, 예술·스포츠·여가업의 사업체당 영업이익 감소율은 85.2%로 발표됐다. 다만 대기업의 영업이익 총액과 소상공인의 사업체당 평균은 서로 다른 지표이고, 85.2% 역시 당시 잠정치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국가 경제의 회복이 골목 상인들의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이 수치들은 거시경제의 회복 뒤편에서 대면 서비스업 소상공인들이 훨씬 큰 수익성 충격을 겪었음을 보여준다.

3. [현장 분석] 정책의 허실과 현장의 실질적 파장
자본주의 국가 권력이 서민을 대하는 태도는 위기 때 여실히 드러난다. 정부가 ‘K-방역’의 성과를 내세우는 동안, 영업 제한으로 생계가 흔들린 사업자들은 정부 지원으로 메우지 못한 손실을 빚으로 버텨야 했다. 알자지라가 전한 신 씨의 약 6억 원 부채와 포천 헬스장 업주의 추가 대출 신청은 그 간극을 보여준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라. 밤 9시면 영업을 멈춰야 하는데 임대료와 운영비는 멈추지 않았다. 신 씨의 한 매장은 월 임대료만 1,200만 원이었고, 포천 헬스장 업주는 2년간 받은 지원·보상이 한 달 운영비에 겨우 맞먹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공동체를 위해 영업을 제한했다면, 그 생존 비용까지 개별 상인에게 감당하게 하는 것이 정당한지 물어야 한다.
정부가 보상 제도를 전혀 마련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21년 도입된 법정 손실보상은 그해 7월 7일 이후 발생한 일정 요건의 손실부터 적용됐고, 3분기 보상에는 산정된 손실액의 80%라는 보정률이 적용됐다. 문제는 그 이전의 손실이 해당 법정 보상 범위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난지원금과 법정 손실보상을 구분하지 않은 채 ‘손실의 10%도 보상하지 않았다’고 일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초기 피해의 보상 공백은 짚어야 한다.
포천의 헬스장 업주는 빚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다시 대출을 신청했다. 알자지라가 확인한 것은 여기까지다. 두 업주가 대부업체나 카드론을 이용했다거나 신용불량 상태에 빠졌다는 사실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사를 이어가기 위해 빚을 더 내야 했다는 현실만으로도, 보상이 부족한 방역이 누구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는지는 충분히 물을 수 있다.
서민들의 피눈물로 버틴 방역이라면, 그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했는지 끝까지 따져야 한다. 국가가 방역의 성과를 말할 때, 골목 상인들의 손실과 부채도 같은 무게로 설명했는가. 이게 과연 정의로운 국가인가?

4. [뉴스함 제언] 지속 가능한 출구 전략과 대안
약탈적 금융과 국가의 보상 책임 회피를 멈춰야 한다.
첫째, 국가의 강제 행정명령으로 발생한 손실과 그 과정에서 늘어난 부채를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도록 채무조정과 재정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미 새출발기금이라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2025년 9월 개편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저소득 부실차주 등의 무담보 채무에 대해 원금감면율을 최대 90%, 분할상환 기간을 최대 20년으로 확대했다. 제도가 없다는 전제에서 배드뱅크 신설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실제 구제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둘째, 헌법 제23조 제3항의 ‘정당한 보상’ 취지를 정책적 기준으로 삼아,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손실보상의 적용 범위와 소급 구제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기존 법정 손실보상의 기준일인 2021년 7월 7일 이전 피해를 어떻게 다룰지, 직접적인 행정명령 피해를 어떻게 입증하고 보상할지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셋째, 경기도와 경기북부 지자체는 지자체 차원의 ‘골목상권 공공 긴급구제기금’을 확충해 고금리 다중채무 소상공인의 대환과 재기를 지원해야 한다. 전액 보증만으로 대출을 더 늘리는 방식에 머물지 말고, 상환 능력에 따라 이자 지원·채무조정·폐업 및 재창업 지원을 결합해야 한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방역 비용을 서민의 빚으로 남겨두는 비열한 야만을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
에디터 = 김가람 편집인(grgluck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