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직후 지속된 괴롭힘 호소 묵살… 가해자 3명 중징계 및 재발 방지 시민지원단 간담회 도입 합의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_로고_260928]
[뉴스함]조태훈 기자= 숨진 간호사 강모 씨의 유가족은 강 씨가 남긴 일기장과 메신저 대화 기록을 보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유가족 측은 “2023년 병원에 부임한 직후부터 선배 간호사들의 인격 모독과 따돌림, 과도한 업무 몰아주기가 반복됐다”며 “생전 병원 고충처리 창구에 수차례 피해를 호소하고 보호 조치를 요청했으나 병원은 ‘원래 다 그렇게 배우는 것’이라며 묵살했고, 결국 우울증과 극심한 고통 속에 퇴사한 뒤 자택에서 숨졌다”고 토로했다.
28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기호일보 - 2026.09.28 지면 보도 등에 따르면, 병원 측은 강 씨 유가족 및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신문에 병원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A씨 등 3명과 병원 관리자들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어 중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 외에도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외부 자문위원 위촉과 시민지원단 추천 인사가 참여하는 연 2회 정례 간담회 운영 등이 합의문에 담겼다.
이번 사건은 노동당국의 감독 행정과 병원의 자체 정정 시스템이 현장에서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강 씨는 퇴사 직후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직접 신청했고, 노동당국은 조사 끝에 괴롭힘 사실을 인정하며 병원에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가해자들에게 내린 처분은 경고 수준의 ‘훈계’에 불과했다. 피해 회복과 실질적 가해자 분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피해자는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렸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중소 민간병원의 폐쇄적 위계 구조와 고질적인 간호 인력 부족이 결합하면서 괴롭힘을 ‘교육’으로 포장하는 왜곡된 관행이 뿌리 깊다고 짚었다. 내부 신고 창구가 존재하더라도 병원 경영진이 가해 선임 인력의 공백을 우려해 징계를 유예하거나 축소하는 구조적 온정주의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기호일보 보도를 통해 “단순한 사과문과 사후 징계 합의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실질적으로 예방하고 즉시 분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는지 끝까지 감시할 것”이라며 “정부와 경기도 차원에서도 민간 중소병원의 태움 실태에 대한 상시 전수조사와 피해자 긴급 보호 매뉴얼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취재기자: 조태훈 (lordmiracle10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