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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피땀 흘려 일군 가게서 쫓겨날 판… 옛 신한일전기 부지 개발에 우는 영세 상인들

낙후된 공장 지대를 첨단 복합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는 장밋빛 개발 계획 뒤편에서, 20년 넘게 골목을 지켜온 영세 상인들이 길거리로 내앉을 위기에 처했다. 대규모 민간 정비사업 인허가 속에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 안전망은 철저히 배제됐다.

  •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의 옛 신한일전기 대규모 공장 이전 부지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사업 부지에 인접한 S빌딩 상가까지 일괄 철거 구역에 포함돼 임차 소상공인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 20여 년간 식당, 세탁소, 수리점 등을 운영해 온 30여 개 점포 영세 상인들은 시행사로부터 아무런 이주 대책이나 영업권 보상 협의 없이 일방적인 퇴거 통보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 지자체가 대규모 민간 개발 인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골목 상권 임차인들의 생존권 보호와 재정착 지원을 강제하는 사회적 안전망 가이드라인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내동 431번지 일대 신한일전기 공장부지 = 네이버지도 캡쳐]

[뉴스함]조태훈 기자=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의 옛 신한일전기 부지 개발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사업 대상지 경계에 맞닿아 있는 S빌딩 상가 임차 상인들이 날벼락 같은 강제 철거 위기에 내몰렸다. 상인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천시청 앞 릴레이 1인 시위와 집단 탄원서 제출에 돌입하며 "대책 없는 퇴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갈등의 발단은 시행사가 옛 공장 부지뿐만 아니라 토지 이용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바로 옆 S빌딩까지 매입해 사업 부지로 일괄 편입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상가에는 분식점, 세탁소, 열쇠수리점, 미용실 등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10~20년 이상 장사를 이어온 영세 소상공인 점포 30여 곳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건물주와 시행사 간의 매매 계약이 체결된 직후, 임차 상인들에게 전달된 것은 "임대차 계약 만료일에 맞춰 건물을 명도하라"는 내용증명뿐이었다.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10년)이 지난 장기 임차 상인들은 철거 및 재건축 시 법적 퇴거 압박을 방어할 권리가 전무하다. 더욱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보상법이 엄격히 적용되는 공공 재개발과 달리, 민간 주도 도시개발사업은 시행사가 임차인에게 영업손실보상금이나 주거 이전비를 지급할 법적 의무가 없다. 20년 동안 단골을 확보하며 골목 상권을 일궈온 상인들이 한 푼의 권리금도 건지지 못한 채 쫓겨날 처지에 놓인 이유다.

부천시의 무책임한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는 대규모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기부채납)와 교통영향평가 심의에만 집중했을 뿐, 정작 사업 구역 편입으로 직격탄을 맞은 골목 소상공인들의 이주 대책이나 임시 영업 공간 마련 등 '상생 협약'을 인허가 조건으로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 취약계층 자영업자가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아야 할 지방정부의 사회적 돌봄 기능이 민간 자본의 개발 논리 앞에 마비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상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곳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수십 년간 생계를 꾸려온 마지막 생존 터전"이라며 "시행사와의 정당한 영업 손실 보상 및 이전 대책 협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단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부천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민간 사업자와 개별 임차인 간의 임대차 분쟁에 지자체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원만한 합의와 갈등 봉합을 위해 민관 중재 테이블 마련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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