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길 회장이 김포시·의정부시재향군인회 공동 철원 캠프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태훈 기자]
재향군인회, 친목단체라는 오해부터 깨야 한다
재향군인회라고 하면 아직도 "군대 다녀온 사람들끼리 모여서 옛날 얘기하는 곳" 정도로 아는 시민이 적지 않다. 이영길 회장은 이 부분부터 짚었다. 그는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올바른 안보의식을 확산시키는 것이 기본 역할"이라면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선배 전우들과 회원들을 살피고,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함께 돌보는 것 역시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포라는 지역성이 향군의 성격을 규정한다.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안보가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실제 생활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임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가치로 '화합과 참여'를 꼽으며 "향군이 우리와 관계없는 단체가 아니라,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다음 세대와 안보의 가치를 나누는 단체라는 인식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체험형 안보교육과 세대 간 소통, 김포회만의 강점
다른 지역 향군과 비교해 김포시회가 특히 힘을 쏟는 지점은 '체험'이다. DMZ와 접경지역 방문, 안보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다음 세대가 분단의 현실과 평화의 가치를 몸으로 느끼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회장은 "젊은 세대에게 일방적으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왜 안보가 필요한지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SNS나 영상 같은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매체 활용의 필요성도 언급하며 "향군이 안보를 가르치는 조직에서 함께 이야기하는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보람은 회원들의 웃음, 가장 큰 고민은 고령화
회장직을 수행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회원들이 "향군이 있어서 든든하다"는 말을 건넬 때라고 했다. 반면 가장 고심하는 지점은 회원들의 고령화다. 건강,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 등 복합적인 문제를 겪는 회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회원 한 분 한 분을 어떻게 찾아내고 실질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원 1박 2일, 김포와 의정부가 손잡은 이유
최근 김포시재향군인회와 의정부시재향군인회가 함께 다녀온 철원 1박 2일 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김포와 의정부는 모두 경기 북부지역으로 분단과 안보의 현실을 비교적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지역"이라며 "서로 교류하고 경험을 나눈다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단순 관광이나 친목행사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지역 향군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였다는 것이다. 이번 캠프에 참여한 30여 명의 회원들에게는 "평화로운 일상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향군의 다음 과제, 복지 사각지대 연결망 만들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참전용사나 독거 회원 문제에 대해서는 향군 혼자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행정기관과 보훈단체, 의료기관, 복지기관 그리고 지역의 민간단체들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군이 단순히 회원 명단을 관리하는 단체가 아니라 회원의 안부를 살피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취약계층 돌봄에서도 같은 맥락이다. 향군 혼자 모든 일을 하기보다는 지역 기업, 병원, 복지기관, 봉사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각 기관이 잘하는 것을 연결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시민들에게, 그리고 지자체에 전하는 말
인터뷰 말미에 이 회장은 향군이 특정 세대나 군 출신만을 위한 폐쇄적인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향군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한 것"이라며 시민들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 주기를 당부했다. 김포시와 경기도를 향해서는 보훈과 안보 관련 활동이 특정 세대나 단체만의 일로 여겨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그리고 다음 세대가 역사와 안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교육과 프로그램의 확대를 요청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향군이 과거의 희생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지역사회를 지키고 다음 세대의 평화를 준비하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태훈 기자 lordmiracle1004@gmail.com